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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한달, 둘만의 작은 식탁을 차리다
피렌체테이블
김은아. 심승규 지음 / 예담
- 여행과 맛이 있는 책 -
요리책 부류로 넣어야할까 여행이라는 부류로 넣어야할까?
이 책은 부부가 한달간 피렌체에 머물면서 밥해먹은 이야기이다.
유명 관광지만 훌쩍 둘러 보고 온 여행이 아닌, 현지인의 집을 렌트하여 생활인 처럼 머물면서 식탁을 차리고 한달간을 지낸 이야기이다. 물론 피렌체의 관광지도 둘러 본다. 그리고 음식을 해먹기 위해 시장을 보기도 한다. 그러니까 현지인과 여행자의 중간쯤이겠지.
가기 전 부터 그리 쉽게 한달 훌쩍 떠난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고 갈등들도 있었다.
부부가 피렌체에 머무는 동안의 기록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이 책이 내게 무슨 감동과 재미를 줄까 생각했는데, 이들이 아침에 일어나 무얼하고 어딜 여행하고 무얼 해 먹고 이런 이야기가 생각보다 술술 잘 익히는 것이었다.
내가 마치 현지에 그 시간에 존재하는 느낌이 들면서 대리만족이 정말 되는게 아닌가?
언젠가 나도 이렇게 훌쩍 한달 떠나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조근조근 하는 얘기 좋아하고 남이 사는 모습 엿보는 것 좋아하는 내게 딱이다!
직접차린 식탁의 레시피도 들어있다. 요리에 대한 수다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우유가 끓어오르기 진전에 뜨거운 라테를 만들 것인지 부드러운 카푸치노를 만들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부드러운 카푸치노를 만들거라면 우유가 끓어오르기 전에 불을 꺼야 한다. 뜨거운 라테보다야 미지근하겠지만 그래야 풍성하고 부드러운 거품을 올릴 수 있다. 우유가 끓어오르고 난 뒤에는 이미 단백질이 생겨버려서 고운 거품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에서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이 앞으로 펼쳐질 우리 인생을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믿는다. 선택의 순간을 놓쳐버리지 않아서 다행인 우리는 앞으로 어떤 미래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 p.375"
라테을 선택할지 카푸치노를 선택할지는 본인의 몫이겠지, 다만 그것을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인가, 저자처럼 그 선택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가의 문제일 터..
"무언가를 내려놓자 그야말로 모든 것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우리의 삶은 아마도 이렇게 흘러갈 것 같다"
다녀온 후 이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의 우려나 불안보다 이들의 시간이 값지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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