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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자, 제주생활자, 제주이민자의 시선으로 본 제주 에세이
당신도 제주
글, 사진 / 서미정+이신아+한민경
제주 여행자 + 서미정
틈만 나면 제주를 여행하는 제주 여행자.
그녀에게 제주는 완벽한 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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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생활자 + 이신아
여행으로 제주에 왔다가 2년 째 눌러 앉은 제주 생활자.
그녀에게 제주는 두려움과 희망이 공존하는 길과 같다.
...
제주 이민자 + 한민경
10년차 직장 생활을 접고 제주로 이민 온 제주 이민자.
그녀에게 제주는 열심히 달려온 20대의 마침표이자, 30대의 시작이다.
.
나이, 사는 곳, 취향, 어느 것 하나도 같지 않은 세 사람이 제주에서 만났다.
낯선 곳에서 만난 사이지만 제주에 왔다는 하나의 공통점만으로도 금세 친해졌다.
그러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그들의 위치는 서로 달랐다.
제주 여행자, 제주 생활자, 제주 이민자로 말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할 즈음 만난 제주는
세 사람에게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보듬어 주었다.
그리곤 그들은 새로운 해답을 얻게 되었다.
살면서 항상 마주하는 온갖 질문의 답은
지금의 자리에서 조금만 움직이면 만날 수도 있다.
제주는 세 사람에게 어떤 해답을 주었을까?
#1. 제주 여행자의 이야기
제주가 주는 시간대의 느낌은
나에게 도시가 주지 못하는 느낌을 가져다 준다.
그저 가만히 앉아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동네 돌담길을 따라 모르는 길을 산책하다 보면
같은 시간대를 살아도 제주만의 시차가 존재하는 듯하다.
-제주만의 시차 中
처음 제주로 떠나기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크게 변하거나 다르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떠나보고, 다녀왔기 때문에 떠나지 않았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마법의 순간을 만났을 것이고, 그 우연이 이끈 방향이
내가 꿈꾸던 방향이었을 것이다.
이런 순간 때문에 나는 계속해서 떠나는지도 모른다.
오늘도 여행이라는 마법에 홀려 나는 또 짐을 꾸린다.
- one day 中
#2. 제주 생활자의 이야기
- 진정한 연인 -
매력적으로 느꼈던 부분이 단점으로 보일 때,
권태기가 시작되고.
상대방이 싫어하는 말이나 행동을 스스로 하지 않게 될 때,
진정한 연인이 된다.
- 육하원칙 -
초등학교 때 배우는 것 중에 육하원칙이라는 게 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의 순서대로 문장을 만들어서 말하는 방법이다.
나는 게스트하우스에 있으면서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하루에 16명의 사람을 만나고,
일주일이면 117명,
한 달이면 480명,
일 년이면 5,760명을 만난다.
그들과 많은 대화를 해보진 못했지만,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느낀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을할 때,
육하원칙을 잘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 있어요?"라고 묻는 대신,
"몇 월, 몇 일, 도미토리 한자리 예약 가능할까요?"라고 묻는다면,
"수건 있어요?"라고 묻는 대신,
"제가 수건을 안가지고 와서요. 수건 한 장 빌릴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면,
"늦게 체크인해도 돼요?"라고 묻는 대신,
" 제가 제주공항에 늦게 도착해서요. 체크인 시간이 늦어도 될까요?"라고
자신의 상황을 먼저 이야기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육하원칙으로 이야기를 해보자.
없던 방과 수건이 나온다.
재밌고 공감되는 글 -
육하원칙으로 말하기, 나도 해봐야겠다.
-하루하루가 이벤트-
제주에 살면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대단히 하는 일 없이 하루하루가 바쁘다.
'오늘은 조용히 지나가겠지'라고 생각하면 어김없이
누군가가 찾아오거나 일이 생긴다.
월요일에는 뒷집아줌마가 배추를 주셔서 김장하고,
화요일에는 인터넷으로 주문한 커튼이 와서 설치하고,
수요일에는 뒤뜰에 해바라기와 감자를 심을 준비하고,
목요일에는 원고마감일이니간 글을 정리하고,
금요일에는 호이가 뜯은 벽지를 새롭게 도배하고,
토요일에는 바닷가에서 스노클링을 하고,
일요일에는 영화를 한 편 보면,
일주일이 정신없이 빠르게 지나간다.
#3. 제주 생활자의 이야기
대단한 걸 바라는 건 아니야.
편안하게 사는 길을 찾고 싶은 건데.
그곳이 편안한 길인지는 잘 모르겠어.
- 밤 11시 20분의 공기 中
이 비행기가 나를 내려 줄 제주는
내가 살던 도시와는 다른 내가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음을 깨닫는 데는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북적대던 도심 속의 삶에서 1시간만큼 떨어져 왔을 뿐이었다.
내가 변하지 않는다면
공간의 변화는 의미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순간과 마주할 뿐이었다.
나는 그렇게 두려움 속에서 깨어나
제주 이민자의 첫날을 맞이했다.
- 그대로인 너라도 괜찮아 中
너를 너답지 않게 하는 사람에게서,
문제로부터 멀어지고 싶다면 제주를 권해줄게.
제주는 그런 조용한 하루를 보내기 좋은 곳이야.
제주는 이별하는 너를 품어주는 재주가 있지.
별거 아니야.
모두 지나가는 바람 같은 거야 하며
잠 못드는 아가를 토닥여주는 엄마같이.
제주는 그런 재주가 있다니까.
- 제주는 그런 재주가 있지 中
나이, 사는 곳, 취향,
각기 다른 이야기를 가진
세 사람,
제주라는 공간에서
만들어내는
그들 각자의 이야기
제주가 들려주는 이야기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의 돌아감.
제주 여행자, 제주 생활자, 제주 이민자.
그들이 나와 같다면 격한 공감을하며
읽게 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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