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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아이와 읽고 있다.
오늘은 권정생선생님, '강아지똥'이란 책을 선택했다.
아이가 좋아하면 좋겠다는 바램과 함께.
강아지똥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이 책은 읽어보지 않은 사람도 내용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큰 아이도 책은 안 읽었는데 어디선가 봤다고 했다.
아마, 교과서에서 수록되어 수업 중 동화나 영상등으로 접했을 듯 하다.
겨울 돌담길 한 구석에 흰 둥이가 똥을 누웠는데
그게 바로 강아지똥이다.
똥으로 태어난 존재.
그때, 날아가던 참새가 그 강아지 똥을 보고는
"똥! 똥! 에그 더러워..."라며 날아가 버렸고,
옆에 있던 흙덩이는
“넌 똥 중에서도 가장 더러운 개똥이야!”라고 말했다.
강아지 똥은 그만 서러워 눈물을 흘렸다.
강아지똥은 혼자가 되었고
자신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며 쓸쓸하게 중얼거렸다.
봄이 되고 강아지똥 옆에 조그만 민들레 싹이 텄다.
민들레는 자신이 꽃을 피우려면 강아지똥이 필요하다고 했고
강아지똥은 기뻐서 민들레를 힘껏 껴안았다.
강아지 똥은 비를 맞으며 잘게 부서져 땅속으로 스며들어
민들레 뿌리로 모여 들었고
줄기를 타고 올라가 꽃봉오리를 맺었다.
보슬보슬 봄비가 내렸어요.
강아지똥 앞에 파란 민들레 싹이 돋아났어요.
"너는 뭐니?"
강아지똥이 물었어요.
"난 예쁜 꽃을 피우는 민들레야."
"얼마만큼 예쁘니? 하늘의 별만큼 고우니?"
"그래, 방실방실 빛나."
"어떻게 그렇게 예쁜 꽃을 피우니?"
"그건 하느님이 비를 내려주시고,
따뜻한 햇볕을 쬐어 주시기 때문이야."
"그래애...... 그렇구나......"
강아지똥은 민들레가 부러워 한숨이 나왔어요.
"그런데 한 가지 꼭 필요한 게 있어."
민들레가 말하면서 강아지똥을 봤어요.
"......"
"네가 거름이 돼 줘야 한단다."
"내가 거름이 되다니?"
"네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 속으로 들어와야 해.
그래야만 별처럼 고운 꽃이 핀단다."
"어머나! 그러니? 정말 그러니?"
강아지똥은 얼마나 기뻤던지
민들레 싹을 힘껏 껴안아 버렸어요.
아이가 책이 재미있으면
몇번씩 다시 읽어달라하곤 하는데,
이 책은 한번 읽고는 다시 읽어 달란 소릴 안한다.
강아지똥 다시 읽어줄까? 물으니,
읽기 싫단다. 너무 슬프다고..
왜 슬프냐고 하니,
없어졌어, 귀여운데.
강아지똥이 없어져버렸다면서 슬프다고..
사실 나도 조금은 슬프고 서늘한 책은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우리가 슬프거나 아픈 현실을 마주하는 것이
늘 힘든 것 처럼,
아이들이 조금은 균형잡힌 독서를 하길 원하기에
책을 빌려왔고, 읽어주었다.
아이들과 책을 읽은 후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강아지똥 영상이 있어서 같이 보았다.
일곱살 둘째가 너무 울었다.
흙덩이와 헤어질 때 울고,
나뭇잎과 헤어질 때 울고,
마지막에 강아지똥이 죽었다며 또 울었다.
"보지말껄 그랬어.. 엉엉.."
애니메이션 동화는
이루마의 피아노 선율이 감성을 더 자극했다.
차별, 이별, 외로움, 죽음 등
강아지 똥이 겪는 일들은
아이에겐 너무 벅차게 다가왔던 듯 하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 착하고 약하고 보잘것 없는 존재들이
따뜻한 영혼을 잃지 않고 더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난 단지 강아지 똥이야…”
“나같이 더러운 똥이 어디에 쓰이겠어?”
걱정하지 마요.
그분은 쓸데 없는 물건은 하나도 만드시지 않으셨대요.
당신도 어딘가에 그리고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감사하지 않나요?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
그렇기에 난 당신을 지금 만날 수 있었고
당신이 나의 음악을 들어줄 수 있기에
나에겐 필요한 존재가 되었으니까요.
고마워요.
-I’m Just A…
걱정 마요 실망 마요 저 멀리서 별이 내려올 때
울지말고 바라봐요 내 손에 담긴 작은 별들을
쉽게 놓쳐버릴까봐 그만 놓쳐 버릴까봐
걱정말고 믿어봐요 나의 꿈을 잊지마요
나의 꿈을
쉽게 놓쳐 버릴까봐 그만 놓쳐버릴까봐
걱정말고 믿어봐요 나의 꿈을 잃지마요
걱정말고 믿어봐요 나의 꿈을 잃지마요
울지말고 바라봐요
나의 손에 담긴 작은 별들을
-Dream
강아지똥 클레이 애니메이션 ost 앨범도 좋다.
듣다보면 눈물이 찔끔찔끔..
눈물그렁그렁하던 강아지똥이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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